근대문명과 아시아

[주해연구] [3] 『20세기 전반 한의학 학술운동』(김성수)

  • 글쓴이 최고관리자 날짜 2014.08.04 13:28 조회 1,163
   본연구자는 18세기 후반 해체신서를 필두로 한 일본의 서양의학 수용, 19세기 후반 중서회통의경정의에서 보이는 중의학과 서양의학의 통섭모델 제시를 12단계의 주해대상으로 삼았으며, 그 연장선으로 조선 혹은 한반도에서 진행된 서양의학으로 대변되는 근대와 과학 담론에 대한 대응양상을 고찰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한말에서 시작해 일제 강점기 초기에 진행된 한의학계의 학술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현대 한국의 한의학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연구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20세기 전반 한의학계에서 간행하였던 다양한 학술잡지를 통해 한의학계에서 인식하고 있었던 의학의 문제들, 즉 전통의 계승과 현대적 발전의 담론을 어떻게 형성하고 있었으며, 그 방안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함으로써 한의학의 근대화 문제에 대해서 밝히고자 한다.
   1905년 을사늑약에 의한 통감정치, 1910년 강제병합의 정치적 변동 속에서, 일본 제국주의는 조선의 의학계를 자국에서 실행했던 바와 같이 서양의학 중심으로 재편하고자 하였다. 이른바 한의학 말살 정책이 실행된 것이었다. 한의계에서는 1915년 창덕궁에서 개최된 전국의생대회(全國醫生大會)를 시작으로 1915년 전선의회(全鮮醫會)의 결성으로 조직화를 시작하였으며, 한편으로 1913한방의학계(韓方醫藥界)를 출발점으로 동서의학보(東西醫學報) 조선의학계(朝鮮醫學界) 등 학술지의 간행을 통해 일본 제국주의의 한의학말살 정책에 의한 현 상황 타개와 함께 한의학의 근대화를 다양한 방면에서 모색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1924년 동서의학연구회로 이어졌으며, 1930년대 초반 한의학 부흥운동이 전개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이들 학술지의 존속기간이 길지 않았지만, 계속 이어진 학술지 창간을 통해서 한의계가 추구하였던 목표는 1930년대 한의학부흥 운동 단계에 가서 발전적으로 전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의 한의계 학술잡지 연구는 서양의학의 소개가 일본과 중국보다 훨씬 늦은 상태, 그리고 근대 국가의 수립이 좌절되고 식민지 상황에 처한 의학계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떠한 방식으로 형성하고자 노력하였는지를 밝히고자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근대 자본주의 형성과 과학적 의학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전개하였던 한의계의 정체성 재확립을 위한 노력을 파악하는 의학사적인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20세기 전반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관계설정을 통해 21세기 현실에서 나타나는 의료상의 문제들을 재검토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