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명과 아시아

[주해연구] [3] 『중국의 실천철학에 대한 강연』(안성찬)

  • 글쓴이 최고관리자 날짜 2014.08.04 13:34 조회 1,305
-크리스티안 볼프, 중국의 실천철학에 대한 강연(Christian Wolff: Oratio de Sinarum philosphia practica [Rede über die praktische Philosophie der Chinesen])
  부록: 헤르더, 『인류의 역사철학에 대한 이념』 중에서 중국, 한국, 일본(J. J. Herder: Ideen zur Philosophie der Geschichte der Menschheit China, Korea, Japan)
 
 
   3단계 아젠다는 교계지(交界地) 한국에서의 새로운 문명 통합과 전망이다. 3단계 아젠다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가능성을 필자는 오리엔탈리즘과 옥시덴탈리즘을 넘어서새로운 사유지평을 모색하려는 시도에서 찾아보려 한다. 원래 에드워드 사이드에게서 오리엔탈리즘은 서구문명이 자신들의 시각과 잣대로 오리엔트, 즉 중동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규정해온 문화적, 학문적 패러다임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근래에는 서구의 문화적 식민주의 비판이라는 광범위한 맥락에서 동아시아를 비롯한 비서구 지역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 서구가 근대 이래로 자신들이 이루어낸 문명을 세계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 오리엔탈리즘이라면, 옥시덴탈리즘은 이에 대한 비서구권의 반작용으로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옥시덴탈리즘의 대표적인 양상 중 하나는 서구의 물질문명 대 동양의 정신문화라는 구도에 입각하여 근대 서구가 이루어낸 과학기술문명의 한계를 비판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옥시덴탈리즘이 동아시아나 중동에 앞서 중부 유럽과 동유럽에서 이미 나타났다는 것이다. ‘문명 civilization’을 물질적, 외양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이에 맞서 정신적, 내면적 문화 ’Kultur‘를 내세운 근대 독일이나, 물질주의적인 서방과 정신주의적인 동방을 매개하는 것에서 자신에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을 찾으려한 근대 러시아는 그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1,2단계 주해대상이었던 헤르더는 오리엔탈리즘과 옥시덴탈리즘의 변증법이라는 근대의 역사적 구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으로 헤르더는 서유럽 계몽주의의 보편주의적 역사관에 대항하여 민족문화의 고유성을 내세움으로써 옥시덴탈리즘의 원조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 이와 동시에 그는 중국을 고대 이래로 아무런 변화가 없는 국가로 규정함으로써 독일 역사철학에서 나타나는 오리엔탈리즘적 동양관의 원조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크리스티안 볼프의 『중국의 실천철학에 대한 강연』은 오리엔탈리즘과 옥시덴탈리즘의 대결구도가 문화적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기 이전에 동서양이 호혜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 계몽주의 시대의 동양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텍스트로서, 국내의 동서양 전문가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번역과 주해를 통해 소개할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