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명과 아시아

[주해연구] [3] 「서정드라마」(차지원)

  • 글쓴이 최고관리자 날짜 2014.08.04 13:39 조회 1,270
    주해의 대상이 될 알렉산드르 블로크의 서정드라마(Лирические драмы)(1906)20세기 러시아 최고의 서정시인으로 일컬어지며 러시아 상징주의 운동을 이끈 작가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블로크의 발라간칙, 광장의 왕, 낯선 여인의 총 세 편의 드라마 작품들을 포함한다. 서정드라마1908년에 출판된 원전 텍스트로 소비에트에서 1961년에 작품전집 8권과 일기 1권을 합쳐 총 9권으로 출판된 알렉산드르 블록 전집(Александр Блок. Собрание сочинений в 8-ми томах, Москва‧Ленинград, 1961)를 기본으로 할 것이고, 위에서 언급한 바 1961년의 알렉산드르 블록 전집과 현재 국립러시아학술원 러시아문학연구소(ИРЛИ)(별칭: 푸슈킨스키 돔[Пушкинский дом])의 대대적인 출판 작업을 거쳐 90년대 후반~2000년경 다시 출판된 블록 전집을 참고로 할 예정이다.
   알렉산드르 블로크는 푸슈킨 이래 러시아 최고의 국민시인으로 꼽히며, 20세기 이후 러시아 문학에 실로 엄청난 영향을 주어 모더니즘 이후 러시아 문학에서 그 어느 작가도 그의 영향을 언급하지 않은 바 없다. 블로크의 서정시와 서사시, 그리고 드라마 작품들의 주제는 20세기 러시아 모더니즘의 철학적 바탕이자 세계관적 전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시인은 가장 충실히 시대를 반영하지만 또한 그의 시대를 넘어선다고들 한다. 블로크의 예술 테마들은 가장 고유한 상징주의 미학을 포섭함과 동시에 이후 아방가르드와 포스트 상징주의의 다양한 흐름을 배태하였다. 동시에 블로크 이후 러시아 현대문학작품들은 모두가 블로크에 대한 인용과 논쟁의 맥락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말해 러시아 현대문학 작품들은 블로크의 독서 없이는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 나아가 블로크의 예술적 사유로, 그에 대한 대화적 관계로 깊이 침윤된 러시아 모더니즘의 시적, 철학적 전제들은 러시아 뿐 아니라 서구 현대문학과 현대예술 전체의 밑텍스트로까지 확장된다.
  HK문명연구사업단 3단계 아젠다 중, 특히 문명의 교계적 공간에 대한 해석과 전망을 구성하는 작업 속에서 알렉산드르 블로크에 대한 연구작업은, 그 자체로서, 문명의 교계적 공간의 구성방식에 대한 사유로 정의될 수 있는 러시아 모더니즘의 의식적 바탕을 추적하는 하나의 길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본 연구자가 시도하는 바, 블로크의 서정드라마의 번역주해 작업은 바로 이러한 작업의 일환이다.
   19세기 말~20세기 초 러시아의 정치와 사회의 현실 삶 속에 불어닥친 엄청난 혼돈의 회오리바람만큼이나 치열하고 극단적인 예술적 실험으로 점철된 러시아의 모더니즘 예술은 이삼십여 년의 짧은 기간 동안 존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시공을 넘어 20세기 서구 예술 전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블로크 문학에 대한 이해는 18세기와 19세기 동서문명의 교착의 체험을 지나 20세기에 이르러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역동적인 대화의 문명으로 자라난 러시아 문명, 그 문명의 교계의 흔적을 짚어볼 수 있는 첫걸음이 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