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명과 한국

[주해연구] [3] 『플러쉬』(손현주)

  • 글쓴이 최고관리자 날짜 2014.08.04 13:34 조회 1,236
 『Flush: A Biography(1933)는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중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 19세기말 유명한 여류 시인 Elizabeth Barrett Browning이 키우던 코코스파니엘 종의 개 플러쉬를 주인공으로 하는 의사 전기(pseudo-biography)이다. 엘리자베스의 서신과 전기적 사실에 바탕을 두기는 했지만 강아지 플러쉬의 눈으로 본 시인의 삶의 일부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실험적이고 소설적인 특성이 뒤섞인 흥미로운 작품이다.
  국내에는 번역 소개된 적이 없는 작품으로, 영미권에서도 일반인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울프는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실험적이고 난해한 것으로 알려진 <파도>(1931)의 집필을 마친 후 기분전환 용으로 <플러쉬>를 썼다고 말한다. 하지만 작가 자신이 비슷한 언급을 하고 있는 작품 <올랜도>(1928)가 실제로는 그다지 가벼운 작품이 아닌 것처럼 <플러쉬>도 들여다보면 상당히 많은 문제를 제기해 주는 작품이다. 울프의 한결같은 주제 여성과 글쓰기와 같은 젠더문제와 빅토리아조의 전통적 전기문학에 대한 울프의 비판과 실험이 잘 드러난 작픔이다.
  영미문학, 나아가 페미니즘 문학의 대표적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는 한국에서는 박인환의 시 목마를 타고 간 숙녀가 그려내는 비련의 여류소설가라는 대중적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90년대에 나온 <시간들> <올랜도> 등의 울프작품을 각색한 영화들의 인기에 힘입어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플러쉬>라는 울프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번역하여 한국에서 울프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와 독서대중에게 울프의 새로운 면모를 알리고, 나아가 전기문학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들에게 전기문학에 대한 비평적 논의와 함께 실제 실험적인 작품을 접할 수 있게 하여 한국인문학의 지평을 넓히는데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