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명과 한국

[주해연구] [3] 『노동의 공간적 분업』(정현주)

  • 글쓴이 최고관리자 날짜 2014.08.04 13:39 조회 1,329
 『노동의 공간적 분업(Doreen Massey, 1984/1995, Spatial Divisions of Labor, New York: Routledge)은 영국의 경제지리학자이자 마르크스주의 전통에 기반한 비판지리학의 대표 주자 중 한 명인 도린 매시의 저서로 서구 사회과학계를 지배했던 신고전주의 경제학 이론에 내포되어 있는 공간 관념을 비판하고 새로운 공간 인식에 기반한 경제지리학을 그려낸 책이다. 매시가 비판하는 공간 인식은 이음새도 없이 매끈하고 균질하다고 가정된 공간, 사회적 현상을 단순히 담아내는 그릇이나 배경으로서의 수동적 공간 인식이다. 서구 근대적 사유에서 변화하는 시간에 대해 늘 수동적 타자처럼 인식되어온 공간은 머물러있고 고정된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따라서 공간은 비정치적이며 퇴행적이며 심지어 반동적인 것으로 가정되어 왔다. 매시가 이 책에서 개념화 한 공간구조,’ ‘투자의 라운드,’, ‘불균등발전,’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집약되어 나타난 노동의 공간적 분업등은 공간이 사회적 과정을 매개하고 변형시키며 그 자체가 사회적 과정인 것임을 선언한다. 이 책은 탈산업화 및 경제재구조화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영국의 사회문제를 공간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이라는 점에서 시공간적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시공간적 특수성은 오늘날 한국사회를 해석하는 이론적, 경험적 자원으로서 놀라우리만치 통찰력 있는 개념과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교계지 한국에서의 새로운 문명통합과 전망이라는 3단계 아젠다는 오늘날 한국사회가 처한 국면과 문제점들을 지구적이면서도 지역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 이 책은 지구적인 과정(자본주의 순환)에서 지역적인 차이가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경험적 고찰을 담은 책이다. 지구화와 자본주의 발달이 가져온 지구지방화에 대한 매시의 문제제기는 보편적 문명현상 속에서 한국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읽어내는데 중요한 키워드를 제시할 것으로 본다. 또한 지구화와 자본주의는 현단계 문명의 핵심적 특징이지만 그간 문명의 텍스트 총서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는 3단계 문명의 텍스트로서 이 책의 독자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