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명과 한국

[해외공동연구] “Placing, Timing and Belonging of Racial/Ethnic Others – Filipin

  • 글쓴이 최고관리자 날짜 2014.06.24 16:32 조회 1,057

 
한 국 측
상 대 측
정현주
성 명
YeongHyun Kim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소 속
Department of Geography, Ohio University
 
본 연구는 한국 사회의 대표적 소수자 집단인 외국인노동자들이 장소와 소속감 만들기를 통해 한국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을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대학로의 혜화동 성당을 중심으로 일요일마다 모여 이민자주말공동체(weekend enclave)를 형성하는 필리핀노동자 집단을 사례로 하여 일요일의 특정한 시간대에만 형성되는 공동체의 특징을 분석하고 이러한 특징이 이들의 소속감과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외국인 100만명 시대에 들어 선 한국사회는 최근 다양한 종류의 비내국인 체류자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중 특히 저임금/단순노동직에 취업하기 위하여 한국으로 이주해 온 외국인노동자들은 그 수에 있어서도 절대 다수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및 문화적 영향력에 있어서도 그 잠재적 파급력이 가장 큰 집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현재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국내 연구는 조선족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노동자 집단의 현황 및 인권탄압과 처우개선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 이들의 일상생활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이들의 정체성의 정치가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본격적인 학문적 담론 형성이 미진한 상황이다. 사람들의 일상세계와 정체성을 이해하는데 특히 요구되는 시공간적 궤적의 추적과 미시정치는 최근 사회/문화지리학의 주요 연구 분야이지만, 외국인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는 거의 전무하며 국외 연구 역시 그 지리적/인종적 다양성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주말에만 모였다 해체되는 주말해방구는 특정 시간대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공동체이자 장소로서, 몇몇 외국연구자들이 이에 대한 연구를 한 바 있다. 그러나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서 형성되어 있는 주말해방구는 가사노동에 주로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로 구성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젠더와 이주의 여성화라는 맥락 속에서 대부분의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본 연구자가 사례연구로 선정한 서울의 대학로는 여성노동자가 아닌 남성노동자 중심의 주말해방구라는 독특성을 지니고 있음과 동시에 종교와 민족성, 젠더 관계가 복잡하게 작동하는 흥미로운 사례지역이다. 특히 남성노동자 중심으로 이주노동자 집단이 구성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가족의 정주를 허용하지 않는 한국의 이민노동 수용 제도와 남성 외국인 노동자를 주로 찾는 중소기업의 고용환경에 기인하는 바가 큰데, 이러한 조건은 국내 노동시장에서 작동하는 젠더 관계와 불가분의 관련이 있다. 가령, 저임금/비정규/단순 노동력을 국내 여성노동자로 대처할 수 있는 상황과 여성노동자에 대한 편견이 만연한 중소기업 환경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은 기존의 이주 연구들이 많이 다루지 않은 국가정책과 정착국의 젠더관계가 이주자 공동체를 규정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는 초국가주의 문헌에서 거의 기정사실화하는 국가 역할의 축소라는 조건과 오히려 반대되는 사례로서, 엄격한 통제하에 이민자를 젠더 선별적으로 수용하는 대한민국 정부와 자국의 노동자를 초국가적인 노동이주자로 배출하는 필리핀 정부의 국가주도적인 초국가주의 양상을 나타낸다. 따라서 본 사례 연구는 젠더와 국가, 초국가적 공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에 대한 유용하고 실험적인 고찰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아시아로의 이주 양상은 최근 급증하고 있지만 통계적으로만 입증될 뿐 구체적인 사례연구는 여전히 아시아에서 제1세계로 향하는 이주에 치우쳐 있다. 본 연구는 아시아적 국가주의가 이주의 세계화 및 초국가주의 경관을 만들어 가는 현장을 소개함으로써 이주 연구의 경험적 지평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