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산하 통일한국인문학센터는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인문학계의 과제를 탐색하고 필요한 기초연구를 수행하기 위하여 2013년 9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문명연구의 허브를 지향하며 동서고금의 문명 재해석과 한반도 인문학의 전망을 그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인문학연구원의 산하 기관으로서 통일한국인문학센터는 21세기 글로벌 시대 동북아 문명이라는 시공간적 맥락 속에서 한반도 인문학의 미래를 상상함에 있어서 통일이라는 과제를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접합하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통일이 민족사적으로 최우선 과제임에는 누구나 부정할 수 없고 이를 위해 설치된 전문기관들이 정•관계, 학계, 시민사회에 수없이 포진해 있습니다. 국제환경도 탈냉전 이후 지구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초국가적인 교류와 협력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러나 국경을 포함한 경계가 와해되고 초국가적인 융합과 네트워크의 시대로 접어든 21세기에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북한은 여전히 경계를 그어놓고 갈등국면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통일을 부르짖지만 정치적 수사가 아닌 차원에서 통일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준비하는 이들은 한정되어 있으며, 그 내용도 통일에 대한 명분과 방법론에 대개 머물면서 정치적 통일 너머의 사회문화적 통일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내는 작업은 여전히 더딘 편입니다. 정치, 경제 논리가 주도해 온 위로부터의 통일담론이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합당한 옷을 입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아래로부터의 요구와 관점을 수용해야 합니다.

이에 통일한국인문학센터는 통일담론 형성과 통일과정에서 인문학적 가치를 성찰하고 재발견하는 작업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특히 일방향의 비소통적 통일관을 지양하고 민족주의나 경제중심주의 논리에 경도된 통일담론을 넘어서 휴머니즘이 바탕이 된 통일담론과 정책을 만들어가는데 밑거름이 되고자 합니다.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고 동북아 평화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인간과 사회, 문화에 대한 성찰과 함께 인류의 지적 유산을 고찰하고 재해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인문학연구원과 함께 통일한국인문학센터는 이러한 성찰과 지혜를 모으는 연구를 진척시켜 나갈 것입니다.   

통일한국인문학센터는 이러한 연구를 정초하기 위한 정지작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남북한 인문학 교육과 연구의 현황을 파악하고 학술교류와 남북한 인문학 상호진흥을 위한 기초연구를 실시하는 한편 분단 후 재통일이라는 경험을 지닌 유사 사례에 대한 비교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통일시대에 적합한 인문학 교육과 연구의 환경과 체제는 어떠해야 할 것인지 등 대학과 연구소 발전에 대한 학문적, 정책적 통찰을 고양하기 위한 학술활동도 개진하고자 합니다. 현재 학술활동의 구체적인 분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남북한 인문학계 상호 교류 협력을 위한 기초 연구
 
▶ 북한 지역 대학의 인문학 연구 교육 현황 자료 조사 연구
 
▶ 통일한반도의 지속적인 인문학 진흥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 연구
 
▶ 분단 후 재통일 국가의 유사 사례(예: 독일) 조사 연구
 
▶ 북한 지역 대학과 인접국 및 조선인 디아스포라 간의 학술교류 상황 조사 연구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연구기관이지만 통일, 인문학, 대학 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연구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국내외 연구기관 및 정부, 기업, 시민사회와 협력하여 내실 있는 연구기관으로 성장해 갈 것입니다. 우리의 도전을 응원해 주시고, 함께 통일시대를 열어가는데 필요한 조언과 협조를 부탁 드립니다.     

2014년 5월
통일한국인문학센터장 정현주